[인사·노무 2] 직원 10인 돌파: 취업규칙 작성·신고와 미신고 리스크
이성호 공인회계사 · 마일스톤 회계법인
5인 이상 사업장이 되어 가산수당과 연차 리스크를 한 차례 방어해 낸 대표님들에게 머지않아 두 번째 변곡점이 찾아옵니다. 바로 ‘상시근로자 수 10인 돌파’입니다.
직원이 10명이 넘어가면 대표가 눈빛과 말로 회사를 통제하던 시대는 끝이 납니다. 이때부터는 국가가 ‘취업규칙’을 의무적으로 제정하여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라고 강제합니다. 이를 무시하거나 대충 다른 회사 장부를 베껴 썼다가, 직원이 노동청에 신고하는 순간 수백만 원의 과태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10인 돌파 시점에 대표가 챙겨야 할 취업규칙 실무의 핵심을 짚어드립니다.
1. 취업규칙이란 무엇이며, 왜 의무일까?
취업규칙은 쉽게 말해 ‘우리 회사 안에서 적용되는 법전’입니다. 근로계약서에는 임금이나 근로시간 같은 개인별 핵심 조건만 적는다면, 취업규칙에는 출퇴근 예절, 포상과 징계 기준, 휴가 신청 절차 등 전 직원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규칙을 집대성합니다.
- 법적 의무 기준: 상시근로자 수가 10인 이상이 되면 근로기준법 제93조에 따라 반드시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합니다.
- 미신고 시 불이익: 이를 위반하여 신고하지 않거나 변경 신고를 누락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보통 평소에는 문제가 없다가, 퇴사하는 직원과 감정 싸움이 붙어 노동청에 "우리 회사 10명 넘는데 취업규칙 신고 안 했다"라고 제보하면서 과태료를 맞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2. 취업규칙 제정 프로세스: ‘의견 청취’와 ‘불이익 변경’의 법칙
취업규칙을 만들어서 내 마음대로 노동청에 던진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반드시 법이 정한 '절차'를 거쳐야 효력이 발생합니다.
- 최초 제정 시 (의견 청취): 취업규칙을 처음 만들 때는 전 직원의 ‘의견을 들었다는 서명(의견청취서)’이 필요합니다. 과반수 노조가 없다면 직원 과반수의 의견을 들은 서류를 신고서와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동의가 아니라 의견을 듣기만 해도 됩니다.)
- 기존 규칙 변경 시 (동의 필요 ★): 만약 기존 취업규칙을 직원에게 불리하게 바꿀 때(예: 복지 축소, 징계 기준 강화 등)는 의견 청취 수준이 아니라, 직원 과반수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동의 없이 강행하면 그 변경된 취업규칙은 법적으로 완전히 무효가 됩니다.
3. 인터넷 샘플을 그대로 베껴 쓰면 망하는 이유
돈 몇 십만 원을 아끼려고 고용노동부 표준 취업규칙이나 다른 스타트업의 샘플을 다운로드 받아 상호명만 바꿔 신고하는 대표님들이 많습니다. 이는 장부에 시한폭탄을 심는 행위입니다.
- ‘지급 의무’의 함정: 표준 샘플에는 대기업 기준으로 경조사비 지급, 유급 경조휴가, 과도한 해고 예고 수당 등이 기본 세팅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충 베껴서 신고하면, 그 순간부터 우리 회사는 그 복지제도들을 직원에게 지급해야 할 법적 의무가 생깁니다. 나중에 회사가 어려워져서 "이거 그냥 샘플 베낀 거다"라고 해봐야 노동청에서는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 징계 절차의 독소조항: 샘플에 "징계 시 반드시 인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 중 외부 전문가를 포함해야 한다" 같은 조항이 들어가 있으면, 나중에 횡령이나 근태 불량 직원을 자르고 싶어도 이 복잡한 절차를 지키지 못해 '절차 위반 부당징계'로 회사가 패소하게 됩니다.
4. 취업규칙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핵심 내용
국세청 세무조사를 방어하듯, 노동청 점검을 방어하기 위해 취업규칙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필수 항목들입니다.
- 시업 및 종업 시각, 휴게시간, 휴일, 휴가에 관한 사항
- 임금의 결정·계산·지급 방법 및 임금 채권에 관한 사항
- 퇴직급여, 해고 예고 및 징계 사유와 절차 (★스타트업에 맞게 최대한 간소화 필수)
-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조치에 관한 사항 (최신 노동법 필수 반영)
✍️ 스케일업 가이드
"직원 10인 돌파로 취업규칙을 만들 때는 노동청 신고용 '양식 채우기'로 접근하지 마십시오. 우리 회사의 실제 재무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당과 복지 경계선이 어디인지 명확히 선을 긋고, 스타트업 유연성에 맞춰 징계 절차를 최소화한 '우리 회사 맞춤형 규칙'을 짜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