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노무 1] 5인 미만→5인 이상: 사업장 규모 전환 시 반드시 알아야 할 법적 의무
이성호 공인회계사 · 마일스톤 회계법인
창업 초기, 대표와 마음 맞는 팀원 몇 명이 모여 밤낮없이 달릴 때는 '근로기준법'이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상시근로자 수 4명까지는 법이 대표님들에게 수많은 예외 조항과 편의를 봐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즈니스가 성장하여 5번째 직원이 출근 도장을 찍는 순간, 회사는 완전히 다른 법적 세계로 진입하게 됩니다. 근로기준법의 핵심 규정들이 100% 전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설마 우리 같은 작은 스타트업까지 단속하겠어?" 하다가 전 직원의 고소·고발이나 퇴사 시점의 수당 청구로 수천만 원의 현금이 한 방에 날아가는 곳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4명에서 5명이 될 때 재무적·노무적으로 장부가 문제되지 않기 위해 대표가 무조건 통제해야 할 핵심 변화를 정리합니다.
1. ‘상시근로자 5인’을 판정하는 국세청과 고용노동부의 기준
많은 대표님들이 "우린 정직원 4명에 알바 2명이니까 4인 사업장이다"라고 착각하십니다. 큰일 날 소리입니다.
- 알바, 파트타임, 외국인 모두 포함됩니다: 상시근로자 수는 단순히 '정직원 머릿수'가 아닙니다. 주말 알바, 하루 3시간 짜리 파트타임, 심지어 일용직까지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는 모든 근로자가 포함됩니다. (단, 대표이사 본인과 프리랜서, 파견근로자는 제외됩니다.)
- 산정 공식 (1개월간 연인원 / 가동일수): 한 달 동안 우리 회사에 출근한 근로자 총원(연인원)을 그 달의 회사 영업일수로 나누어 계산합니다. 평소에 4명이다가 바쁜 주말에 알바를 대거 고용했다면, 월평균 계산 시 5인이 넘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5인 이상 사업장이 되어있을 수 있습니다.
2. 대표의 지갑을 털어가는 3대 가산수당의 부활
5인 미만일 때는 시급 만 원인 직원에게 야근을 시키든 주말에 부르든 똑같이 만 원만 주면 되었습니다. 하지만 5인이 넘어가면 '가산수당(50%)'이 붙기 시작합니다.
- 연장근로수당: 하루 8시간 또는 주 40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면, 초과 시간에 대해 시급의 1.5배를 지급해야 합니다.
- 야간근로수당: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6시 사이에 근무하면, 그 시간 동안은 시급의 1.5배가 나갑니다. 만약 야근(연장)을 밤 11시까지 했다면 연장 50% + 야간 50%가 중복되어 총 2배(2.0배)의 시급을 줘야 합니다.
- 휴일근로수당: 주말이나 공휴일 등 쉬는 날 나와서 일하면 8시간까지는 1.5배, 8시간을 넘어가면 2배를 줘야 합니다.
💡 대표를 위한 실무 팁: 스타트업 특성상 야근과 주말 근무가 잦다면, 이 가산수당 때문에 인건비가 순식간에 30~40% 치솟습니다. 따라서 5인이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반드시 뒤에서 다룰 ‘포괄임금제'나 '유연근무제'를 도입하여 법 테두리 안에서 수당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통제해 두어야 장부가 부러지지 않습니다.
3. '연차유급휴가'의 법적 의무화
5인 미만일 때는 여름휴가 3일, 겨울휴가 2일 등 대표 재량으로 휴가를 줘도 법적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5인 이상부터는 국가가 정한 연차휴가(1년에 기본 15개, 1년 미만 자는 매달 1개씩 총 11개)를 의무적으로 부여해야 합니다.
- 돈으로 환수되는 부채: 직원이 업무 바빠서 연차를 다 못 쓰고 퇴사하거나 연말이 되면, 회사는 쓰지 않은 연차를 '연차수당(현금)'으로 환산해서 지급해야 합니다.
- 직원이 10명만 되어도 안 쓴 연차가 쌓이면 수백, 수천만 원의 '미지급 부채'가 장부에 잠재적 리스크로 남게 됩니다.
4. 경영권을 제약하는 해고 제한과 부당해고 구제신청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한 달 전에 예고만 하면 실력 없는 직원을 해고할 수 있었고, 사유가 정당하지 않더라도 노동청에서 제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5인 이상부터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가 불가능해집니다.
- 구두 해고 절대 금지: 해고할 때는 반드시 사유와 시기를 '서면(종이 문서나 메일)'으로 통지해야만 효력이 있습니다. 카톡이나 말로 "내일부터 나오지 마세요"라고 했다가는 100% 부당해고로 판명 납니다.
- 부당해고 구제신청 리스크: 직원이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넣어서 이기면, 회사는 그 직원이 일하지 않은 소송 기간(보통 3~5개월) 동안의 월급을 생돈으로 전부 물어내고 복직시켜야 합니다. 인사 관리가 어설픈 초기 대표님들이 가장 많이 멘붕 터지는 구간입니다.
5. 주 52시간제와 부당노동행위 리스크
이제 우리 회사는 아무리 일이 밀려도 일주일에 최대 52시간(법정 40시간 + 연장 12시간)을 초과해서 직원을 부릴 수 없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대표이사가 형사처벌(징역 또는 벌금형)을 받게 되는 무서운 조항입니다.
✍️ 스케일업 가이드
"지인이나 알바를 포함해 우리 회사 가동 인원이 5명에 육박하는 조짐이 보인다면, 그 즉시 기존 근로계약서를 전면 폐기하고 '가산수당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계약서'로 전원 재작성하십시오. 5인 이상 사업장으로의 전환은 단순한 인원 증가가 아니라, 회사 고정비 구조가 통째로 바뀌는 리스크 이벤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