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실무] 동업자와 지분은 찢었는데 월급도 똑같이 가져가나요? : 역할에 따른 보상 설계
이성호 공인회계사 · 마일스톤 회계법인
동업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신분을 동시에 가집니다. 회사의 주인인 '주주'의 신분과, 회사에서 일하는 '경영진(근로자)'의 신분입니다. 이 두 가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에서 모든 보상 설계가 시작됩니다.
1. 지분은 '과거와 미래'의 가치, 월급은 '현재'의 노동 대가
가장 흔한 실수가 "우린 5:5 동업자니까 월급도 똑같이 500만 원씩 가져가자"고 합의하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누군가는 더 많이 일하고 누군가는 덜 일하는 불균형이 생기며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 지분(주주 권리): 초기 자본금 투자, 핵심 기술 제공 등 과거의 기여와 앞으로 회사가 엑싯(Exit)하거나 배당할 때 가져갈 미래의 가치입니다.
- 급여(노동 대가): 지금 당장 매달 회사에 출근해서 발휘하는 현재의 노동 가치입니다. 따라서 지분이 5:5라 하더라도, 한 명은 대표이사(CEO)로서 전권을 쥐고 영업과 투자 유치를 전담하고 다른 한 명은 최고기술책임자(CTO)나 일반 팀장급 역할에 머문다면, 당연히 현재 직책의 시장 가치와 업무 강도에 따라 월급은 달라져야 정상입니다.
2. 동업자 불화를 막는 3단계 보상 설계 매뉴얼
그렇다면 동업자 간에 감정 상하지 않고 깔끔하게 급여를 책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음 3단계 원칙을 초기 동업계약서나 내규에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 1단계: 동등한 '생계형 기본급' 세팅 (초기 단계)
- 매출이 거의 없는 극초기에는 역할 불문하고 모두가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예: 월 200만 원)을 동일하게 책정합니다. 이때는 기여도를 논하기보다 생존이 먼저이기 때문입니다.
- 2단계: 시장가치(Market 가치) 반영 고정급 책정 (성장 단계)
- 회사가 매출이 나기 시작하면 각자의 '직무'를 기준으로 급여를 재조정합니다. 개발 총괄을 맡은 동업자라면 시장에서 개발 총괄을 채용할 때 드는 비용을 고려하고, 대표이사라면 경영 책임에 따르는 비용을 반영해 고정급 차등을 둡니다.
- 3단계: 단기 성과급(인센티브) 제도의 활용
- "내가 매출을 다 책임지는데 고정급 차이 몇십만 원으로는 억울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영업, 투자 유치 등 정량적 성과를 낸 사람에게는 계약 조건에 따른 성과급(인센티브)을 명확히 지급합니다. 업무 성과는 지분이 아니라 성과급으로 보상하는 것이 가장 뒤끝이 없습니다.
3. 일 안 하는 동업자, 지분 대신 배당으로 조율하라
시간이 지나 사업이 안정되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거나 기여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동업자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때도 지분이 같다고 월급을 계속 똑같이 주면 남아있는 창업 멤버들은 의욕을 완전히 잃게 됩니다.
- 일하지 않는 동업자에게는 급여를 0원(또는 최소 수준)으로 줄여야 합니다.
- 대신 그 동업자는 주주로서 회사가 이익을 내서 실시하는 '배당'을 통해 지분 비율만큼 가져가게 유도해야 합니다. 급여는 일하는 사람의 몫이고, 배당은 지분을 가진 사람의 몫이라는 대원칙을 고수하세요.
💡 이성호 회계사의 원포인트 실전 지침
"동업자 급여를 다르게 책정할 때 가장 좋은 핑계는 '국세청'과 '법인세법'입니다. 동업자라는 이유로 역할도 없는데 월급을 과하게 주면 세무조사 때 '부당행위계산부인(회사의 이익을 부당하게 줄였다는 규정)'으로 걸려 법인세가 추징됩니다."
"우리가 아무리 동업자여도 법인 돈을 마음대로 똑같이 나눠 가지면 세법상 문제가 된다"는 명분을 활용하세요. 법인은 대표 개인의 구멍가게가 아닙니다. 국세청은 정당한 업무 대가 없이 지분 비율대로 급여를 맞춰 주는 행위를 '사실상의 배당'이나 '자금 유출'로 봅니다.
서로 감정이 상할 것 같다면, "법인세법상 직무와 책임에 따른 급여 지급 규정이 명확해야 비용으로 인정받는다"는 핑계를 대고, 명확한 직무 기술서와 임원 급여 지급 규정을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로 미리 통과시켜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한 해결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