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창업이라는 낯선 세계: 내가 마주하게 될 완벽하게 다른 삶과 리스크

이성호 공인회계사 · 마일스톤 회계법인

회계사로서 수많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그리고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스타트업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며 깨달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기업의 크기와 상관없이, 성공하는 창업가들은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야생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흔히 젊은 청년들이 창업을 결심할 때 사람들은 '대박이 터진 미래', '자유로운 출퇴근', '내가 주도하는 삶' 같은 달콤한 이미지를 그리곤 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아이디어 하나, 사이드 프로젝트 하나로 며칠 만에 서비스를 시장에 뚝딱 내놓을 수 있는 시대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씀드려서, 여러분이 '비즈니스'라는 판에 발을 들이는 순간, 지금까지 살아온 세상과는 완벽하게 다른 규칙을 가진 낯선 세계가 펼쳐집니다. 수많은 창업가를 가장 곁에서 관찰해 온 회계사의 시선으로, 진짜 '사업(Business)'을 시작한다는 것의 의미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1. 지독할 정도의 ‘초연결’과 책임감

많은 이들이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자유'를 찾아 창업을 꿈꿉니다. 상사의 잔소리가 싫어서, 혹은 조직의 틀에 갇히는 것이 답답해서 내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러나 제가 곁에서 지켜본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창업가는 직장인이나 학생 시절보다 훨씬 더 지독하게 얽매이는 '초연결'의 세계로 걸어 들어가게 됩니다.

  • 이전의 세계: 나에게 주어진 일, 내 학점, 내 업무 범위만 책임지면 끝이 납니다. 문제가 생겨도 이를 수습해 줄 조직이나 시스템이 뒤에 버티고 있습니다.
  • 창업의 세계: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온전히 대표의 책임이 됩니다. 고객의 사소한 불편 사항, 서비스 서버 다운, 통장 잔고의 압박, 심지어 동료의 멘탈 관리까지 전부 대표의 몫입니다. 상사 한 명의 눈치를 보던 삶에서 벗어나, 이제는 모든 고객, 모든 팀원, 그리고 모든 이해관계자의 만족을 위해 24시간 대기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지는 것이 창업의 본질입니다.

2. 매달 리셋되는 게임, 그리고 돈의 무게

가장 먼저 체감하게 될 물리적 변화는 '돈의 성격'이 완전히 바뀐다는 점입니다.

  • 안정적인 세계: 매달 특정 날짜가 되면 통장에 꼬박꼬박 정해진 액수의 돈이 찍힙니다. 이번 달에 내가 조금 태만했든, 컨디션이 좋지 않았든 간에 조직의 시스템은 굴러가고 급여는 나옵니다.
  • 창업의 세계: 이번 달에 큰 매출을 올렸더라도, 다음 달 1일이 되는 순간 내 회사의 매출은 다시 '0원'으로 리셋됩니다. 끊임없이 사냥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야생의 세계입니다. 특히 나 혼자가 아니라 동업자나 초기 팀원이 생기는 순간, 돈의 무게는 공포로 다가옵니다. 내 통장 잔고가 마이너스가 되는 것보다, 나와 뜻을 함께해 준 동료의 급여날에 지급할 자금이 부족할 때 느끼는 압박감은 차원이 다릅니다. 이 압박감을 유연하게 견뎌낼 수 있는 멘탈 체력이 있는지가 이 세계의 첫 번째 생존 조건입니다.

3. 리스크를 대하는 태도: 도박이 아닌 통제

"창업가는 위험을 즐기는 불나방 같은 존재다?" 제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이는 완전히 틀린 말입니다.

성공하는 젊은 창업가들은 리스크를 즐기는 무모한 도박꾼이 아닙니다. 오히려 리스크를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예측 불가능한 위험을 자신의 통제 권한 안으로 가져오려고 끊임없이 발버둥 치는 사람들에 가깝습니다.

사업을 한다는 것은 아무 대책 없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행위가 아닙니다. 낙하산을 몇 겹으로 매야 안전할지, 바람의 방향은 어떠한지, 만약 낙하산이 안 펴진다면 지상에 어떤 에어백을 설치해야 할지 숫자로 끊임없이 계산하고 대비하는 과정입니다.

앞으로 이 챕터에서 다룰 지분 쪼개기, 주주간계약서, 세액감면, 적격증빙 같은 딱딱한 주제들이 바로 여러분이 절벽에서 떨어질 때 목숨을 구해줄 가장 강력한 낙하산이자 안전장치가 될 것입니다.

💡 한줄 요약

창업은 자유를 얻는 과정이 아니라, 내가 감당할 리스크의 종류를 스스로 선택하는 과정입니다.

지금 회사 상황에 이 글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궁금하다면

일반론은 여기까지입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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