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노무 6] 권고사직 vs 해고: 부당해고 리스크 줄이는 실무
이성호 공인회계사 · 마일스톤 회계법인
스타트업을 운영하다 보면 채용만큼이나 어려운 것이 바로 '내보내는 일'입니다. 회사의 핏(Fit)과 맞지 않거나 성과가 극도로 저조한 직원이 있을 때, 많은 초기 대표님들이 감정에 치우치거나 법적 절차를 몰라 카톡이나 말로 관계를 정리하곤 합니다.
대한민국 노동법 환경에서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5인 이상 사업장으로 진입하는 순간, 잘못된 퇴사 처리는 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으로 이어져 수개월 치 급여를 생돈으로 물어내야 하는 재무적 재앙을 초래합니다. 회사를 지키면서 리스크 없이 인력을 정리할 수 있는 실무 프로세스를 정리합니다.
1. 권고사직과 해고의 결정적 차이: '합의'와 '일방 통보'
노동청과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두 행위를 가르는 기준은 단 하나, 근로자의 동의 여부입니다.
- 권고사직 (합의 해지): 회사가 "회사의 상황이나 당신의 성과를 보니 여기까지만 하는 게 어떻겠냐"고 사직을 권유하고, 근로자가 이를 받아들여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형태입니다. 근로자가 동의한 것이므로 법적 분쟁(부당해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 해고 (일방 통보): 근로자는 계속 다니고 싶어 하는데 회사가 "내일부터 나오지 마세요"라고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끊는 행위입니다. 5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정당한 사유가 없거나 절차를 위반하면 무조건 부당해고가 됩니다.
⚠️ 주의사항: "충분히 대화하고 합의해서 내보냈다"고 생각했는데, 퇴사한 직원이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넣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사직서라는 명확한 서면 증거가 없으면, 노동위원회는 이를 대표의 일방적인 '해고'로 판단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2.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원천 차단하는 3단계 프로세스
리스크 없는 퇴사를 위해서는 감정을 배제하고 철저히 서면 중심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1단계: 명확한 근거 축적
"일을 못 한다", "태도가 불량하다"는 대표의 주관적인 평가만으로는 해고나 권고사직의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업무 지시서, 성과 개선 프로그램 진행 내역, 근태 불량에 대한 경고장 등을 메일이나 서면으로 최소 2~3회 이상 공식적으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2단계: 사직 권고 및 위로금 협상 (권고사직 유도)
모아둔 근거를 바탕으로 면담을 진행합니다. 이때 핵심은 해고 통보가 아니라 '사직 권유'입니다. 실무적으로 직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1~3개월 치 기본급을 '해직 위로금'으로 제시하는 합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당장 몇 백만 원이 아깝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부당해고 소송으로 수개월간 법적 분쟁을 겪으며 지급해야 할 패소 비용에 비하면 재무적으로 훨씬 이득입니다.
3단계: 사직서 수령 및 문구 확인 (최종 방어막)
직원이 권고사직을 수용했다면, 반드시 그 자리에서 종이로 된 '사직서'를 받아내야 합니다. 사직 사유 란에는 반드시 "회사의 권고에 따른 사직" 혹은 "경영성 형편에 따른 권고사직"이라고 명확히 기재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 사직서 한 장이 있어야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노무 리스크가 종결됩니다.
3. 해고가 불가피할 때 절대 어겨서는 안 될 법적 의무 2가지
합의가 결렬되어 어쩔 수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를 단행해야 한다면, 아래 두 가지는 단 0.1%의 예외도 없이 완벽하게 지켜야 합니다. 하나라도 위반하면 사유 불문하고 무조건 부당해고가 됩니다.
- 해고 예고의 의무 (근로기준법 제26조): 직원을 해고하려면 최소 30일 전에 통보해야 합니다. 당장 오늘 나가라고 하려면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해고예고수당')을 그 자리에서 지급해야 합니다.
- 해고 서면 통지의 의무 (근로기준법 제27조): 해고는 반드시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적어 직원에게 전달해야만 효력이 있습니다.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이메일, 구두 통보는 모두 법적으로 무효입니다.
✍️ 스케일업 가이드
"노무 분쟁에서 사직서가 없는 퇴사 처리는 리스크를 자초하는 행위입니다. 직원을 내보낼 때는 서면으로 된 사직서를 반드시 확보하시고,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약간의 위로금을 지출하는 것이 소송 리스크로 번지는 것보다 훨씬 현명한 재무적 의사결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