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창업 전 동업계약서: 지분 베스팅과 이탈 시나리오

이성호 공인회계사 · 마일스톤 회계법인

대표님, 아이디어가 떠올라 창업의 설렘에 빠져 계신가요? 창업의 첫걸음은 설렘보다 '함께할 사람'에 대한 확실한 약속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특히 공동창업자는 단순히 '함께 일한다'는 의미를 넘어, 회사의 주인이 될 사람들의 지분과 미래가 어떻게 될지를 명확히 설계해야 합니다. 오늘은 공동창업 전 체결해야 할 동업계약서의 핵심 조항, 바로 '지분 베스팅(Vesting)'과 '이탈 시나리오'에 대해 현실적인 시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1. 지분 베스팅(Vesting)이란 무엇인가? — '공짜 지분'의 함정 회피

창업 초기에 공동창업자끼리 "우리는 평생 같이 할 거야"라고 다짐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합니다. 창업 1년도 못 되어 개인 사정으로 떠나거나, 기여도 차이가 큰 경우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때 해결하는 장치가 바로 지분 베스팅입니다.

지분 베스팅이란, 창업 멤버에게 전체 지분을 즉시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보통 4년) 동안 근무하거나 회사에 기여할 경우에만 지분이 실제로 귀속되도록 설계하는 제도입니다. 대표적인 형태가 '클리프(Cliff)'입니다. 예를 들어 1년(클리프) 동안 회사에 남아야 첫 번째 지분이 부여되고, 이후 매달 혹은 분기별로 지분이 서서히 해금되는 구조죠.

이 제도가 필요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만약 베스팅 조항 없이 지분을 나눠 가졌는데 한 멤버가 입사 6개월 만에 그만둔다면, 나머지 창업자들은 그 멤버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별도의 협상이나 법적 분쟁에 휘말려야 합니다. 베스팅 조항이 있다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미행사 지분이 소멸하거나 회사로 반환되어 나머지 멤버의 지분 가치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이건 우리가 영원히 함께할 것 같아서 안 필요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창업 초기의 낙관적 전제는 리스크 관리에는 취약할 수 있으니 미리미리 설계하는 것이 정공법입니다.

2. 이탈 시나리오 — '나갈 때'를 미리 계산해두기

베스팅과 함께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이탈 시나리오입니다. 창업 멤버가 회사를 떠나게 되었을 때, 이미 부여된 지분은 어떻게 되는가? 이 부분은 매우 민감하고 분쟁의 소지가 큽니다.

일반적으로 두 가지 경우로 나뉩니다. 먼저, **'정당한 사유 없이 조기 이탈'**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남은 기간 동안 베스팅이 진행되지 않거나, 이미 행사했던 지분의 일부를 반환해야 하는 조항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4년 베스팅 중 1년 만에 떠나면, 나머지 3년간 행사하지 못한 지분은 자동 소멸하거나 회사에 귀속된다는 식의 조항이 필수적입니다.

반면,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한 이탈'(건강 악화, 타 기업 합류 등)의 경우를 대비해 예외 조항을 두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도 단순히 "다 주겠다"가 아니라, 남은 지분의 평가 방법이나 인수 대금 지급 방식 등을 미리 정해두어야 나중에 "왜 내 지분을 가져가느냐"는 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특히 지분의 평가 기준(장부 가치 vs 시장 가치)이나 지급 방식(현금 vs 신주 교환) 등은 창업 초기에 합의해두지 않으면, 감정의 골이 깊어질 때 매우 복잡한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실전: 어떻게 계약에 담아야 하는가?

그렇다면 실제로 동업계약서에 어떻게 이러한 조항들을 담아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원칙은 **'투명성과 객관성'**입니다.

첫째, 베스팅 기간과 조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OO 씨는 4년간 근무 시 총 OO%의 지분을 취득한다"는 식의 조항을 두되, 클리프 기간과 vesting 속도(직선적 vs 가속화된 등)를 명확히 적시해야 합니다. 둘째, 이탈 시 지분 처리 방식을 명시해야 합니다. "이탈 시 행사하지 못한 지분은 소멸한다"는 식의 강경한 조항을 두든, "일정 비율의 지분을 현금으로 매각한다"는 식으로 유연하게 가든, 양측이 동의하는 범위 내에서 문구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지분의 평가 방법도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장부상 가치로 평가하면 분쟁이 적지만, 창업 이후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했을 때 기존 창업자의 지분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시장 가치나 정밀 감정 방식을 도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이는 계약 체결 시점의 기업 가치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니, 세무사나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객관적인 기준을 설정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4.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포인트 — '지분 대가'의 명확함

마지막으로, 지분을 주는 대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흔히 창업 초기에는 "돈 안 받고 일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각자의 경제적 상황이나 기여도에 대한 불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지분 베스팅 조항은 단순히 '남아있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얼마나 회사를 위해 헌신하는 대가로 지분을 받는가"**에 대한 약속입니다.

대표님들끼리 진지한 대화를 나누실 때, 각자의 역할과 기여도에 대한 평가 기준을 미리 세워두는 것이 베스팅 조항의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단순히 "네가 3년 있으면 지분 다 줘"가 아니라, "네가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면 이 부분에 가중치를 두겠다"거나 "영업이 주력이라면 이 부분을 고려하겠다"는 식으로 역할과 지분의 연계를 명확히 하면,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불협화음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 이성호 회계사의 원포인트 실전 지침

"함께할 기간과 기여도를 지분으로 환산하되, '클리프'와 '이탈 시 반환 조항'을 반드시 명시하세요." 공동창업 초기에 "우리는 평생 같이한다"는 막연한 믿음만으로 지분을 나누면, 1년 뒤 이별이 왔을 때 지분 문제로 큰 갈등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최소 1년(클리프) 이상은 반드시 회사에 남았을 때 지분이 행사된다는 전제하에 계약을 맺고, 만약의 이별 시 지분 반환이나 소멸 조건을 문서화해두는 것이, 나중에 발생할지 모를 분쟁을 막고 창업 멤버 간의 신뢰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첫 단춤입니다.

지금 회사 상황에 이 글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궁금하다면

일반론은 여기까지입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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