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원 전에 공개하면 안 되는 이유: 신규성이라는 문턱

박규민 변리사 · 대인국제특허법률사무소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가장 아까워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제품을 열심히 알리고 나서 특허를 받으러 왔는데, 바로 그 "알린 것"이 문제가 되는 순간입니다.

1. 특허의 첫 번째 문턱, 신규성

특허는 새로운 발명에 주는 권리입니다. 여기서 "새롭다"의 기준은 출원 시점입니다 — 출원 전에 이미 세상에 공개된 기술은 원칙적으로 새로운 것이 아니게 됩니다. 문제는, 그 공개에 남이 한 공개뿐 아니라 발명자 자신이 한 공개도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데모데이 발표 자료, 제품 소개 영상, 크라우드펀딩 페이지, 전시회 출품 — 전부 공개입니다.

2. 구제 제도가 있지만, 계획으로 쓸 것은 아닙니다

자기 공개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안에 출원하면 신규성을 잃지 않은 것으로 취급해 주는 구제 제도가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사고를 수습하는 안전망이지 전략이 아닙니다 — 요건과 기간이 정해져 있고, 해외 출원에서는 나라마다 규칙이 달라 국내에서 구제받아도 다른 나라에서 막히는 경우가 생깁니다. 해외 진출을 생각하는 기술이라면 특히 "먼저 출원, 나중 공개"가 원칙입니다.

3. 사업은 급한데 출원은 느리다면

명세서를 완성할 시간이 없을 때 쓸 수 있는 절차적 선택지들이 있습니다 — 우선 빠르게 출원일을 확보해 두고 내용을 보강하는 전략입니다. 어떤 방식이 맞는지는 기술의 성숙도와 공개 일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투자 미팅이나 공개 행사가 잡혀 있다면, 그 날짜보다 먼저 변리사와 출원 일정을 잡으십시오. 발표 자료를 만드는 순서보다 출원일을 확보하는 순서가 먼저입니다.

지금 상황에 이 글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궁금하다면

일반론은 여기까지입니다. 권리화 가능성과 대응 전략은 사실관계에 따라 갈립니다.